메타(Meta)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마이크 슈뢰프퍼(Mike Schroepfer)가 창립한 벤처 캐피털 기가스케일(Gigascale)이 6월 1일(현지시간·월요일)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을 공식 발표했다. 이 펀드는 에너지, 전력망 인프라, 핵심 광물 분야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기후 기술(클라이밋 테크) 투자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업계 분위기와 역행하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기가스케일은 코로나19 기간 중 슈뢰프퍼의 기후 기술 연구에서 출발한 펀드로, 이번 2호 펀드는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하면서 처음으로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기존 포트폴리오에는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 가정용 음식물 재활용 업체 밀(Mill), 장기 에너지 저장 기업 폼 에너지(Form Energy) 등 고프로파일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 기후 기술 투자 열기가 식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가스케일이 이 분야를 고수하는 이유는 AI 확산으로 폭발하는 전력 수요에 있다.

슈뢰프퍼는 AI 데이터센터와 광범위한 전기화(electrification) 추세로 인해 기업들이 전력망 연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독자적 발전원 확보가 향후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팟캐스트에서 “직접 전력원을 보유하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 우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천연가스 터빈은 2030년대 초까지 대기 목록이 이어질 만큼 수요가 넘친다. 한국 역시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국가 현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 솔루션에 특화된 해외 투자 트렌드는 국내 에너지·인프라 스타트업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된다.
기가스케일은 투자 대상 기업의 기후 영향보다 성능과 경제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는다는 철학을 명확히 하고 있다. 슈뢰프퍼는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들은 더 저렴하고 빠르며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한다. 기후 영향은 더 나은 시스템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후 기술을 이념이 아닌 시장 경쟁력으로 접근하는 실용주의적 투자 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