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앞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의 인프라 구축에서 사모대출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록의 리서치 부문 책임자 장 보뱅은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세계가 전례 없는 변혁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이 흐름 속에서 대출(레버리지)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증가가 위험을 수반해 관리가 필요하지만, AI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뱅은 기업들의 자본 수요가 막대해지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사모대출 시장에 큰 호재가 될 것이며, 사모대출 분야가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자금 수요의 규모는 최근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6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올해 자본지출이 약 8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2025년보다도 80% 늘어난 수치다.
다만 보뱅은 현재의 AI 변혁을 2001년 닷컴 버블이나 2008년 주택 시장 위기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전례 없는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그는 AI 열풍이 워낙 강해 경제 전반의 자본이 AI 인프라로 집중되면서 AI 이외 부문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분야 투자가 계속되면 다른 부문은 같은 속도로 성장할 수 없을 만큼 자원 압박을 받는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보뱅은 성장 기회가 남아 있다고 봤다. 그는 이제 AI의 혜택을 받는 소규모 기업들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가 AI 인프라의 자금줄로 사모대출을 지목하고, 그 반대급부로 비(非)AI 부문의 자본 위축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AI 투자 쏠림 현상의 그늘을 짚은 진단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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