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튀링겐주의 마리오 포이크트(49) 주총리가 신문 기고문과 공식 연설 다수를 인공지능(AI)으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해당 기고문에 등장한 외부 전문가 인용문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발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정보공개 감시단체 ‘프라크덴슈타트’는 AI 탐지 프로그램 팡그램(Pangram)과 GPT제로(GPTZero) 등을 활용해 포이크트 주총리의 연설 11건과 기고 4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기고 4건 가운데 3건은 AI 사용 비율이 100%로 측정됐고, 연설 11건 중 9건에서도 AI 비율이 50%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나치 희생자 추모식 연설도 전부 AI가 생성한 것으로 분류됐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이 중 AI 의혹이 제기된 기고를 삭제하고 온라인·기록보관소 접근도 차단했다. FAZ가 문제 삼은 핵심은 기고에 등장한 외부 전문가 3명의 인용문이 어디에서도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인용된 독일 신경과학자 만프레트 슈피처는 자신이 그런 문장을 쓴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주총리실은 “AI 시스템은 연설과 문서, 게시물 작성을 지원하며, 생성형 AI 사용은 내부 업무지침에 근거한다”고 밝히며 AI로 작성한 글에 표기 의무가 일반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FAZ 측은 “AI로 생성한 사실 자체가 핵심인 경우를 빼고는 AI가 만든 글·이미지·영상을 싣지 않는 것이 편집 원칙”이라며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포이크트 주총리는 이전에도 2008년 박사 논문 수백 곳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돼 올해 초 학위를 박탈당하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이번 사례는 정치권에서 생성형 AI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AI 생성 콘텐츠에 출처 표기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AI가 실제로 하지 않은 발언을 전문가에게 귀속시키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공적 담론에서도 피해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유럽 각국의 AI 활용 투명성 기준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