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팽창하면서 국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업체들이 베트남 생산 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시와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라인 증설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증설을 바탕으로 패키지솔루션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3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해당 사업부의 매출 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이미 앞서 4월에 AI 서버용 고부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 확대를 목적으로 베트남 공장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의 수요가 현재 총생산 능력보다 50% 이상 많은 공급 부족 상태임을 시사한 바 있다. AI 가속기 칩셋의 면적이 커지고 적층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기판 소요량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올 1분기에 7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다.
두 회사가 택한 전략의 공통된 틀은 생산 거점 이원화다. 베트남 공장에서는 원가 경쟁력이 요구되는 범용 기판을 대량 생산하고, 국내 구미·부산 사업장은 신제품 개발과 하이엔드 고부가 기판을 담당하는 ‘마더 팩토리’로 특화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초기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글로벌 주요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에이전트 서비스 확산과 초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확대가 기판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한국 부품 업체들의 글로벌 생산 확장은 하반기 이후 더 빨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