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미국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와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 계약을 위한 마지막 단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업계에 알려졌으며,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CSP 가운데 한 곳이 상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협의가 타결되면 삼성전기로서는 고부가 MLCC 사업에서 의미 있는 대형 수주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MLCC는 전자회로 내에서 전류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수동 부품으로, 스마트폰부터 자동차·AI 서버까지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AI 서버용 MLCC는 GPU(그래픽처리장치)·HBM(고대역폭메모리)·CPU 등 고성능 반도체를 대거 탑재한 시스템에 고용량·고신뢰성 전력 공급이 필요한 만큼 기술 난도가 높고 가격도 모바일용보다 최소 3배 이상 비싸다. 탑재 수량 차이도 크다. 스마트폰 한 대에 1000~1300개가 들어가는 반면, AI 서버용 컴퓨팅보드 한 장에는 1만5000~2만5000개가 적용되고 최신 AI 서버는 이런 보드를 약 20장 탑재해 서버 한 대에 수십만 개의 MLCC가 필요하다.
수요 증가로 MLCC 시장은 공급 부족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며 고객사들과 공급 확대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의 무라타·TDK·다이요유덴 등 주요 MLCC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AI 서버 시장 규모가 2030년 8378억달러(약 11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삼성전기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약 6000억원에서 70% 이상 늘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2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기는 현재 수원·부산 사업장에서 MLCC 연구개발과 핵심 소재 생산을 담당하며, AI 서버용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 생산법인 증설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