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가 6월 5일 5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그 첫 행선지는 이사회 회의실이 아닌 서울 마포구 홍대에 위치한 T1 베이스캠프 PC방이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6회 세계 챔피언 페이커(이상혁, 29세)를 포함한 T1 로스터 전원과 만났다. 팬 약 500명이 운집한 현장에서 황 CEO는 페이커가 현재 RTX 4070 그래픽카드를 쓴다는 말을 듣고 “그건 골동품(antique)”이라는 농담과 함께 본인 서명이 담긴 지포스 RTX 5090 그래픽카드를 직접 선물했다.
이번 행사에서 황 CEO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소형 AI PC 기기인 ‘RTX Spark’도 전면에 내세웠다. RTX Spark는 RTX 5070급 성능을 노트북에 준하는 경량 폼팩터에 담은 기기로, 올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황 CEO는 “가지고 있는 카드를 가져오면 RTX Spark를 드리겠다”며 참석한 팬들에게 바우처를 추첨 증정했고, 아일랜드에서 이 행사를 위해 방한한 23세 팬 세바스찬 칼보(Sebastian Calvo)가 당첨됐다. 페이커와는 약 4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으며, 페이커는 이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 CEO는 한국 게임 문화에 대해 “한국은 게임뿐 아니라 e스포츠를 관람 스포츠로 발명한 나라”라고 평하며, “여러분이 이기고 싶어 최고의 GPU를 선택했기에 지포스가 큰 사업이 됐다”고 밝혔다.


황 CEO는 같은 날 저녁 홍대 인근 고깃집에서 SK 최태원, LG 구광모, 네이버 이해진 회장과 만찬을 가졌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협력이 논의 의제에 올랐으며, 주말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와의 개별 회동도 예정돼 있다. 한국에 도착한 직후 황 CEO는 취재진에게 “서프라이즈가 있다”며 로봇공학을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번 방한은 2025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문으로부터 7개월 만으로, 당시 삼성·SK하이닉스·현대차와 GPU 25만 개 이상의 공급 계획을 합의한 바 있다.
엔비디아가 전통적인 B2B 협력 채널 외에 한국의 게이밍·e스포츠 생태계를 전략적 접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이번 방문의 주목 포인트다. RTX Spark는 AI 추론 작업을 로컬 디바이스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엣지 AI PC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AI PC와 로봇공학 분야로 수익 기반을 확장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황 CEO가 “한국은 오랫동안 엔비디아에 가까운 시장”이라고 강조한 배경에는 삼성·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자리하고 있으며, 로봇공학 발언은 현대차 그룹과의 협력 심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