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에서 노화만큼 복잡하고 중대한 문제는 드물다. 서로 겹치는 여러 생물학적 과정이 사람이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 노화 전문 연구기관의 AI/머신러닝 책임자와 수석 과학자는 구글의 Co-Scientist를 활용해, 노화 생물학 전반에 흩어진 연구 결과를 연결하고 이를 실험해볼 만한 가설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결코 작은 과제가 아니다. 생물학 문헌에는 품질이 들쭉날쭉한 결과, 막다른 길로 이어지는 연구, 재현되지 않는 결과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책임자는 Co-Scientist가 그 잡음을 꿰뚫고 진정으로 탐구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식별하도록 도우며, 그 과학적 분별력으로 기관의 전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한 사례는 통합 스트레스 반응(ISR) 연구에서 나왔다. ISR은 세포를 보호하는 기전이지만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 질병에 기여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Co-Scientist를 활용해 ISR이 대사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관한 새롭고도 그럴듯한 가설을 생성했다. 대사는 나이가 들거나 다양한 질병에서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가설을 검증할 실험 설계를 다듬고 결과가 나올 때마다 새 정보를 입력하며 도구와 상호작용했고, 그 실험은 건강과 질병에서 ISR의 역할에 중요한 함의를 주는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졌다. 팀은 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책임자는 Co-Scientist를 쓰면서 흥미로우면서도 놀라웠던 점은 이 도구가 얼마나 과학자처럼 사고하는가였다고 말했다. 과학자가 이미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작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에 있는 모든 정보를 통합해 노화의 수수께끼를 더 잘 풀어내도록 돕는 모습을 보는 것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노화·만성질환 연구에도 이 접근은 의미가 크다. 국내 연구실 역시 재현성이 낮은 결과와 방대한 문헌 속에서 어떤 가설을 추구할지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AI가 잡음을 걸러내고 검증할 가치가 있는 가설을 추려주면, 한정된 인력으로도 고령화 사회의 핵심 의학 난제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다만 AI가 제시한 가설은 반드시 실험으로 검증해야 하며, 국내 연구 생태계도 이런 AI 협업의 검증 절차와 데이터 관리 원칙을 함께 정립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