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학 연구는 어떤 과학자도 현실적으로 다 흡수할 수 없는 양의 정보를 쏟아낸다. 한 대학의 생명공학자는 구글의 Co-Scientist를 활용해 문헌을 샅샅이 뒤져 간과되던 연결고리를 찾고 새로운 가설을 생성하고 있다. 그의 연구팀은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이라는 흔한 간 질환에 집중했다.
MASH의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간 염증과 대사를 포함한 여러 생물학적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일 표적 약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병용 치료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가능한 약물 조합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문제에 부딪힌다. 이 조합의 폭발적 증가 앞에서 연구자는 Co-Scientist를 활용해 탐색 범위를 좁혔다. 도구는 간 생물학과 약리학에 걸친 근거를 종합하고, 집중할 만한 기전을 강조했으며, 팀이 실험해볼 수 있는 후보 병용 요법을 짚어냈다.

한 상징적 사례에서 Co-Scientist는 실제 현장의 질문을 다뤘다. 최근 승인돼 MASH의 특정 단계에 처방되는 약물 레스메티롬(resmetirom)이 왜 적격 환자 가운데 좁은 일부에게만 효과가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시스템은 이 질환에서 염증과 대사를 잇는 특정 분자 다리로 NLRP3 인플라마솜을 지목하는 가설을 내놨다. 이는 그동안 하나의 실행 가능한 설명으로 묶인 적이 없던 연결고리였다.
이 가설은 이후 실험으로 검증됐으며, 표적화된 이중 치료법의 길을 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자는 Co-Scientist가 유망한 기전을 식별하는 능력을 끌어올려주는, 과학자를 위한 제트팩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돌파구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반복 주기를 크게 단축하는 과학 혁명의 문턱에 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연구에도 이 사례는 직접적인 함의를 준다. 단일 표적으로 풀리지 않는 복합 질환에서 병용 요법의 조합 수가 폭증하는 문제는 국내 신약 개발팀도 똑같이 겪는다. AI가 문헌과 약리 데이터를 종합해 검증할 만한 조합과 핵심 분자 기전을 좁혀주면, 한정된 실험 자원을 가장 유망한 후보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AI가 짚은 기전과 조합은 반드시 실험 검증을 거쳐야 하며, 국내 연구기관도 이런 AI 기반 가설 탐색을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 안전하게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