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가총액 기준 최대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6위 업체 도미니언과의 합병을 추진한다. 약 670억 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번 딜은 월요일 발표됐으며, 주·연방 규제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다. 성사되면 미국 전력·유틸리티 산업 거의 전 영역에서 선두인 거대 기업이 탄생한다. 도미니언은 북버지니아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지를 관할하는 지역 전력사라는 점에서 합병의 무게가 더해진다.
합병 추진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의 급증이 자리한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막대한 전력이 들면서, 데이터센터가 전력 산업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전력 공급 능력이 곧 AI 인프라의 병목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데이터센터가 몰린 지역을 장악한 전력사를 품는 것이 전략적 가치를 갖는 이유다.

합병으로 탄생할 기업은 전체 발전량, 천연가스 발전, 재생에너지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오른다. 다만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만큼 소비자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규제당국이 독과점과 요금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승인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움직임은 AI 경쟁이 모델과 반도체를 넘어 전력이라는 물리적 기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산 능력을 키우려면 그만큼의 전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전력 확보가 AI 산업의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다. 전력망과 발전 설비를 누가 쥐느냐가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 수급은 떼어놓을 수 없는 과제다. AI 인프라 확충이 전력 인프라와 요금 체계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투자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에너지와 디지털 전략을 함께 설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