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웨이저자(Wei Che-Chia) 최고경영자(CEO)가 5월 27일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대만 직원들의 이익배분 성과급이 전년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직접 발표했다. 블룸버그(Bloomberg)와 대만 디지타임스(DigiTimes)가 보도한 이번 발언은 일부 직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과급 인상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흉흉해진 직후 나왔다.
TSMC가 AI 반도체 수요 급증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만큼 성과급 재원 자체는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725억 대만달러(약 28조원)로,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매출총이익률도 66%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직원 이익배분 프로그램에 배정된 금액은 약 1030억 대만달러로 전년보다 46.6% 많은 규모였다. 회사 정관에는 연간 순이익의 최소 1%를 직원 인센티브 재원으로 의무 적립하도록 명시돼 있어 이익이 늘수록 재원 규모도 자동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만이 커진 배경에는 기대치의 괴리가 있다. 디지타임스는 일부 직원이 삼성전자 노조 사례를 언급하며 노동조합 설립이나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고 전했다. TSMC는 1987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노조가 설립된 적이 없는 회사다. 타운홀 미팅은 삼성전자와 최대 노조가 수개월간 갈등 끝에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잠정합의에 도달한 직후 열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접 경쟁사의 노사 타결이 TSMC 직원들의 비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AI 칩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의 인재 유지 전략은 업계 전반의 주목을 받는다. 순이익이 급증해도 내부 분배 논의가 표면화되는 현상은 AI 반도체 주문이 집중된 TSMC 특유의 구조적 위치에서 비롯된다는 시각도 있다. 성과급 논란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경쟁사들의 처우 협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