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고 페스티벌 칸 라이언스(Cannes Lions, 6월 22~26일, 프랑스)에서 엔비디아(NVIDIA) 파트너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광고·마케팅 혁신 기술을 공개했다. Alembic, AWS, Criteo, Higgsfield, KERV.ai, Taboola 등 주요 파트너사들이 엔비디아 기술 스택 위에서 구축한 솔루션을 선보이며, 광고 업계가 규칙 기반 자동화에서 AI 에이전트 중심의 자율 운영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칸 라이언스를 발표 무대로 선택한 것은 GPU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광고·미디어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성능 지표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표는 Criteo에서 나왔다. 글로벌 광고 추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Criteo는 엔비디아 Blackwell GPU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cuEmbed를 활용해 모델 학습 속도를 기존 대비 약 2배 높였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연간 약 1만 7000 GPU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동영상 콘텐츠 분석 전문 기업 KERV.ai는 엔비디아 Nemotron 3 Nano Omni 오픈 모델을 도입한 이후 영상 처리 파이프라인에서 속도와 효율이 10배 이상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축은 AI 에이전트의 마케팅 자동화 적용이었다. Higgsfield AI는 캠페인 기획, 크리에이티브 제작, 게시, 실적 분석, 최적화까지 마케팅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을 단일 인터페이스에서 수행하는 ‘슈퍼컴퓨터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포천 500 기업 중 약 400개사가 이 플랫폼을 통해 캠페인을 제작하고 있다고 Higgsfield는 밝혔다.

인과 AI 플랫폼 Alembic은 엔비디아 DGX Vera Rubin NVL72 시스템을 활용해 마케팅 채널 전반에 걸쳐 성장 동인을 인과 분석하는 모델을 기업 규모로 실행한다. 이 회사는 기업 데이터가 있는 Equinix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추론을 완결시켜 데이터 외부 유출 없이 AI를 구동한다. Taboola는 엔비디아 GPU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답변 엔진 ‘DeeperDive’를 구동하며, 콘텐츠 플랫폼과 챗봇에도 광고 수익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Alembic이 택한 온프레미스 인과 분석 방식은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중시하는 대기업들에게 클라우드 AI 대비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에이전트가 기획부터 최적화까지 완전 자동화할 때 일관된 브랜드 목소리와 윤리적 판단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광고 소재가 자동 생성되고 실시간으로 최적화되는 과정에서 허위 광고나 편향된 타기팅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AI 플랫폼과 광고주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는지도 법적으로 미정리된 영역이다. 엔비디아가 파트너 생태계 확장을 통해 GPU 수요 기반을 다각화하는 전략은 특정 산업 침체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한국 광고·마케팅 업계 관점에서 이번 발표는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글로벌 대형 광고 플랫폼이 AI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를 표준으로 밀고 있는 만큼, 국내 광고 대행사와 마테크(MarTech) 업체도 유사한 기술 스택 도입 압박을 받게 된다. Criteo와 Taboola가 입증한 Blackwell GPU 기반 실시간 입찰 최적화 방식은 국내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 벤치마킹할 모델이 될 수 있다.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이 성숙하면서 효율 측정 정밀도에 대한 광고주의 요구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AI 기반 귀인 분석 솔루션 도입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반면 대규모 GPU 인프라 확보 비용이 중소 규모 광고 업체에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어, 클라우드형 접근과 온프레미스 도입 사이의 선택이 업체마다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