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나 이미지 한 장으로 탐험 가능한 3D 세계를 만들어내는 AI 기술이 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올 1월 공개한 ‘프로젝트 지니(Project Genie)’가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직접 이동·탐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실험적 연구 프로토타입으로, 공개 직후 글로벌 게임·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흔들리는 이른바 ‘지니 쇼크’가 나타날 만큼 시장의 반응이 컸다. 다만 물리 법칙 오류, 조작 지연, 60초 내외의 탐험 시간 제한 등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어 현재는 상업용 게임 제작 도구라기보다 개발 패러다임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로 평가된다.
국내 게임 업계도 유사한 방향의 연구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크래프톤(KRAFTON) 자회사 오버데어(Overdare)는 지난 4월 자체 창작 도구인 오버데어 스튜디오에 AI 에이전트 ‘스튜디오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대화창에 자연어로 명령을 입력하면 AI가 게임 에디터를 직접 구동해 오브젝트 생성·편집·스크립트 적용까지 처리한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게임의 기본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 기반 게임 제작 플랫폼 ‘버스에잇(Verse8)’을 운영하는 넥써쓰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플레이 가능한 게임 원형을 생성하고,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게임 토큰과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구조를 결합해 제작부터 수익화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엔씨소프트(NCSOFT) 산하 엔씨AI의 ‘바르코(Varco)’는 게임 자동 생성보다 개발 공정 지원에 초점을 맞춘 사례다. 프롬프트 입력으로 3D 에셋, 사운드·보이스, 번역 등 게임 개발 전반에 필요한 생성 AI 기능을 제공하며, 중소·인디 개발사를 대상으로 공모전을 통해 AI 활용 개발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상용 AI를 활용한 시도도 이어지는데, 클로드(Claude)·챗GPT·제미나이(Gemini) 등을 사용해 기존 게임의 플레이 구조를 1시간 안에 재현하는 창작 콘텐츠가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AI가 게임의 뼈대를 단시간에 구현하는 단계에는 이미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세부 조작감·충돌 판정·레벨 디자인·최적화 등은 여전히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프롬프트만으로 게임의 뼈대를 만드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며 “AI의 등장이 게임 개발을 일부 전문가의 영역에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으로 넓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며칠이 걸리던 단순 게임 제작이 몇 시간으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즐길 만한 완성도를 AI만으로 보장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