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연례 개발자 회의(WWDC) 기조연설을 통해 오랜 기간 지연돼온 음성 비서 개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Siri AI’로 명명된 새 음성 비서는 올 가을 iOS·macOS 업데이트와 함께 배포될 예정이며, 기기 내부에서 구동되는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s)을 구글 기술로 업그레이드하고 여러 운영체제 전반에 AI 기능을 긴밀하게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기조연설에서 경쟁사들이 AI 자체를 위한 AI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사용자 개인의 필요를 중심에 두는 AI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Siri AI 시연에서는 월드컵 일정 조회, 관련 레시피 요청, 친구 메시지에서 디저트 정보를 찾아 파티 메뉴로 통합한 뒤 단체 채팅방에 초대장까지 보내는 일련의 흐름이 한 번의 대화 세션 안에서 처리됐다. 또 다른 시연에서는 사진 속 랜드마크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사한 지인의 주소를 메시지 앱에서 찾아 애플 지도로 경유 경로를 설정하는 과정이 사용자 개입 없이 이어졌다.

이번 발표의 기술적 핵심은 기기 내 추론 모델을 구글과의 협력으로 강화하는 투 트랙 구조다. 기기에서 직접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모델과 클라우드 처리가 필요한 복잡한 요청을 구분해 대응함으로써, 단일 작업에 그치던 기존 시리의 한계를 벗어나 멀티스텝 대화형 경험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이다. 애플은 이를 ‘원 샷 태스크를 넘어선 대화형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애플은 그간 경쟁사들이 빠르게 음성 비서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동안 시리 개편이 거듭 지연돼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pple Intelligence 브랜드로 묶인 이번 업데이트는 하드웨어 플랫폼과 운영체제의 강점을 AI와 결합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연이 모두 사전 녹화된 각본 형태로 진행됐고 실제 배포가 올 가을로 예고된 만큼, 발표 내용이 실사용 환경에서 그대로 구현될지는 출시 이후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