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컴퓨텍스(Computex) 2026은 국내 메모리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위치를 재확인하는 무대가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양산에 돌입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에 이어 8세대인 HBM5 시제품을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삼성의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 송재혁 사장은 메모리와 저장장치 패키징을 아우르는 시스템 최적화가 AI 성능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고적층에 따른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 사이에 열을 방출하는 히트패스블록 기술을 HBM5에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차세대 베이스 다이 최적화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2나노 선단 공정을 도입해 성능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7세대 HBM4E의 상세 스펙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새로운 고대역폭 낸드플래시 솔루션을 선보이며 기술 수성에 나섰다. 전시장에는 엔비디아(NVIDIA) 최신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3E 실물과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의 친필 사인이 담긴 파트너 사인지를 전시해 협력 관계를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는 현장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를 직접 맞이했으며, 최 회장은 대만 TSMC와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는 한편 폭스콘·에이서 등 현지 서버 위탁생산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로 AI 팩토리 구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경쟁과 함께 AI PC 시장을 둘러싼 시스템 반도체 진영의 각축도 격화됐다. 엔비디아는 Arm 아키텍처 기반 PC 프로세서 시장 진출을 선언해 기존 생태계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퀄컴(Qualcomm)은 차세대 스냅드래곤 X2 엘리트의 성능 지표를 내세워 즉각 대응했다. 인텔(Intel)은 AI 시대에도 x86 아키텍처의 범용성과 성능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기존 영토 방어에 나섰다. AI 연산 효율을 단일 기준으로 삼은 하드웨어 경쟁의 실제 성패는 하반기 시장 출시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