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한국 반도체 기업 직원들의 결혼시장 몸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MIT테크놀로지리뷰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AI 가속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부상하면서 두 회사 직원들이 최근 결혼정보업체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소개팅에 SK하이닉스 유니폼을 입고 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 정도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인기의 배경에는 두 회사가 지급한 파격적인 성과급이 있다. SK하이닉스는 노동조합과 영업이익의 10%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해, 올해 직원 1인당 약 47만 6000달러(약 6억 원 이상)의 추가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도 유사한 협약을 통해 지난 5월 거액의 일시금을 지급받았다. 결혼정보업체 수누(Sunoo)에 따르면 보너스 발표 이후 삼성 직원의 ‘직업 등급’은 80점에서 84점으로, SK하이닉스 직원은 78점에서 82점으로 상승했다. 90점 이상은 통상 의사나 변호사에게만 부여되던 점수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은 AI 산업 전반의 성장과 직결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나란히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고, 반도체 수출은 한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1.7%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이천 반도체 공장이 너무 멀다는 이유로 SK하이닉스 직원과의 만남을 거절했던 강남 거주 여성이 보너스 소식 이후 재매칭을 요청해 현재 한 달째 교제 중인 사례도 소개하며 달라진 세태를 전했다.
다만 이 현상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새로운 논란도 낳고 있다. 치솟는 주택 가격과 육아 비용,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직업이 결혼의 결정적 조건으로 부상했다는 지적이다. 평균 소득의 약 20배를 버는 이른바 ‘실리콘 칼라’ 계층이 등장하며 계층 간 격차를 키운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부유층과 나머지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경제라고 경고했으며, 정부 일각에서는 AI 산업 이익에 세금을 매겨 국민에게 배당하는 이른바 ‘AI 배당금’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