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자국 대형 기업들로부터 500억 위안(약 11조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협상 대상에는 IT 대기업 텐센트(100억 위안), 배터리 제조사 CATL(50억 위안)이 포함되며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도 사재 200억 위안을 출자할 것을 고려 중이다. 중국 정부가 조성한 국가 AI산업 투자기금과 게임사 넷이즈,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도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딥시크의 기업 가치는 3500억~4000억 위안(약 78조~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딥시크는 2025년 초 저비용 고성능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온 미국 빅테크의 AI 개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올해 4월에는 엔비디아 칩 대신 중국 화웨이의 어센드 칩에 최적화한 AI 모델 V4를 선보이며 자체 하드웨어 생태계와의 결합을 강화했다.
이번 투자 구도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중국 AI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AI 모델 개발사, 에너지·배터리 제조사, IT 플랫폼, 정부 기금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는 칩과 에너지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AI 전주기를 국내에서 수직 통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며 중국 AI 산업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자국 자본과 공급망을 결집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딥시크는 적은 비용으로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낸다는 점을 앞세워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워 왔다. 막대한 외부 투자가 더해지면 모델 고도화와 추론 인프라 확충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텐센트·CATL·정부 기금 등 자국 자본 위주의 조달은 글로벌 시장 접근성보다 내수와 정책 연계를 우선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협상의 최종 성사 여부와 규모가 확정되면,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굳어진 글로벌 AI 자본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