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손잡고 차세대 AI 인프라 공동 개발에 나선다. 폭스콘은 4일 성명을 통해 양사가 급증하는 AI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형 컴퓨팅 플랫폼을 함께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2026 컴퓨텍스에서 동일한 내용의 협력 계획을 먼저 발표한 데 이어 폭스콘이 구체적인 협력 범위를 공개한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인텔의 제온(Xeon) 프로세서와 AI 반도체를 폭스콘의 대규모 제조·시스템 통합 역량과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구체적으로는 AI 서버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랙 구축 기술을 공동 고도화하는 한편, 서버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연결 기술, 발열을 낮추는 냉각 설계, 전력 소비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스마트공장·스마트시티·로봇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시스템 개발에도 협력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컴퓨팅 플랫폼과 시스템 통합, 글로벌 공급망 역량에서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는 협력”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 AI 반도체 기업 삼바노바도 참여한다. 립부 탄 인텔 CEO가 컴퓨텍스 현장에서 폭스콘·삼바노바와 함께 데이터센터,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 지능형 컴퓨팅센터를 겨냥한 AI 인프라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텔 측은 폭스콘이 시스템 조립과 통합을 담당하며, CPU 중심의 서버 시스템도 별도 생산할 계획임을 덧붙였다. 류 회장은 컴퓨텍스 기간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AI 서버·데이터센터·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사업 기회를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AI 산업의 무게중심 이동에 대응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는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이 핵심이었던 시기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심으로 데이터센터가 구성돼 GPU 4~8개당 CPU 1~2개 수준의 비율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AI의 활용 축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CPU 비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폭스콘은 대규모 서버 생산, 인텔은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 각각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양사 연합이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축을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