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인 어학시험에서 AI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YBM한국TOEIC위원회에 따르면 2026년 5월 10일과 31일 치러진 토익(TOEIC) 정기시험에서 각각 1명씩 AI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감독관에게 발견됐다. 첫 번째 응시자는 해외 직구로 구입한 제품을, 두 번째 응시자는 국내 미출시 제품을 착용한 상태로 입실을 시도했다. 두 응시자 모두 시험 시작 전 적발돼 성적 무효 처리와 함께 최대 5년간 토익 응시 자격이 제한됐다.
AI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마이크·스피커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다. 카메라로 시험지를 촬영하면 AI가 문제를 분석해 정답이나 힌트를 렌즈에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구조다. 일반 안경과 외형이 거의 구별되지 않아 감독관의 육안 식별이 어렵다는 점이 단속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지난달 메타(Meta)가 AI 스마트 안경을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하반기부터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어서 부정행위 시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 대학생들이 스마트 안경을 빌려 시험 문제를 풀어온 사실이 드러나 대여 시장까지 형성됐고, 중국 교육부는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를 앞두고 스마트 안경 반입을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2024년 와세다대학교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 부정행위가 적발됐고, 스마트 안경과 소형 마이크를 조합한 토익 대리시험 사건으로 수백 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미국 칼리지보드는 2026년 3월부터 SAT 시험장에서 도수 안경을 포함한 모든 스마트 안경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YBM한국TOEIC위원회는 감독관 교육 강화와 신분 확인, 전자기기 검사, 답안 유사도 분석 등 다층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 측은 첨단 기기를 이용한 문제 유출이나 조직적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저작권 침해·업무방해 등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AI 기기의 확산 속도에 비해 각국의 제도적 대응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험 감독 체계 전반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