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국립대만대학교(대만대) 입학시험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11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CNA 등에 따르면 대만대는 2026학년도 대학 지원입학 전형 2단계 선발시험 과정에서 의학·치의학 계열 지원자 한 명이 AI 안경을 이용해 답안을 확인하려 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과목을 0점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수험생은 치의예과 생물 과목 필기시험에 응시했으며, 더운 날씨에도 후드티를 입고 입실하는 등 감독관의 주의를 끌었다. 시험 도중 오랫동안 고개를 숙인 자세를 유지하자 감독관이 이상 행동으로 판단해 확인에 나섰고, 수험생이 검은색 테의 큰 안경으로 바꿔 착용한 것을 포착했다. 조사 결과 해당 안경은 AI 기능이 탑재된 기기였으며, 감독관이 확인했을 당시 기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대는 이번 전형에서 총 3건의 중대한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AI 안경 외에 나머지 2건은 서류 부정 사례로, 일부 수험생이 올림피아드 은상·동상 수상 경력을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본선이 아닌 전국 예선에서 받은 결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내용이 사실과 큰 차이가 있어 심사를 오도했다고 판단하고 해당 수험생들도 0점 처리했다.

스마트 글라스 형태의 AI 기기는 카메라로 화면을 촬영한 뒤 연결된 AI 모델이 문제를 분석해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겉모습이 일반 안경과 거의 다르지 않아 육안 적발이 쉽지 않은 데다, 음성·진동 같은 비시각적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시험 감독 체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이번 사례 역시 안경 자체가 아니라 수험생의 부자연스러운 자세와 발열이라는 정황 증거로 적발됐다는 점에서, 기기 탐지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AI 기술이 일상 기기에 빠르게 내재화되면서 시험 부정행위의 수단도 진화하고 있다. 대만대는 관련 사례를 대만 교육부와 대입시험센터에 보고했으며, 앞으로 AI 안경 등 새로운 형태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대응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전 세계 교육 당국이 AI 활용 부정행위에 대한 탐지 체계와 제도적 대응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