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4주간 수많은 기업 CEO가 직접 CPU 물량 확보를 요청하는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탄 CEO는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CPU의 위상 변화를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여러 도구를 활용해 상품 추천·일정 예약 같은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이 과정에서 강화학습과 다중 모델 협업이 필요한데, 해당 연산이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CPU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탄 CEO는 “AI 에이전트 발전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 아키텍처가 요구된다”며 “강화학습과 조율 측면에서 CPU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형언어모델(LLM) 훈련 특수를 누려온 엔비디아의 GPU 중심 구도가 AI 추론 단계로 넘어오면서 변화를 맞고 있다. AI 학습에는 병렬 연산에 강한 GPU가 적합하지만,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추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간에서는 범용 연산 능력을 갖춘 CPU의 효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요 CPU 제조사인 인텔과 AMD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엔비디아 또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을 앞세워 CPU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한때 경쟁사들에 밀려 위기설이 돌았던 인텔 입장에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이 반전의 기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탄 CEO는 “올해는 인텔에 전환의 해”라며 “완전히 새로운 인텔을 만드는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경쟁이 칩 단위를 넘어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CPU의 역할 재정립이 반도체 업계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