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스노우플레이크와 60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핵심은 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비톤(Graviton)’이 탑재된 인프라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앞으로 5년간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서 그래비톤 CPU와 AI 인프라 서비스를 쓰는 조건으로 총 60억 달러를 지출한다고 발표했다.
AWS가 2018년 공개한 그래비톤은 Arm 기반 CPU다. 스마트폰부터 데이터센터 서버, AI 시스템까지 폭넓게 쓰이는 범용 연산 칩으로,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AI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학습과 추론의 핵심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이제는 여러 모델과 워크플로우를 조율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CPU의 역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AI 플랫폼 ‘코텍스 AI’를 통해 자연어 기반 데이터베이스 검색, 요약 보고서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 데이터가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에 집중돼 있어, AI 에이전트 활용이 늘수록 인프라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다. 계약 발표 이후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5% 이상 급등했는데, 에이전트에 대한 고객 수요가 강력하다는 신호로 읽혔다.
AWS의 자체 칩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다. 아마존 CEO는 자체 AI 칩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해 왔다. 여전히 엔비디아 GPU를 쓰면서도 자체 칩으로 비용 절감과 공급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려는 의도다. 아마존은 메타와도 대규모 그래비톤 공급 계약을 맺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체 Arm 기반 칩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AI의 중심이 챗봇에서 업무 실행형 에이전트로 옮겨가면서 CPU 시장이 핵심 성장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서버 시장을 장악했던 x86 구조 대신 Arm 기반 저전력 CPU가 데이터센터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도 AI 전용 CPU ‘베라’를 내놓으며 방어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로서도 CPU 경쟁 구도의 변화는 주목할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