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이 바꿔놓을 일자리 시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고용 위기’ 경보를 알리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구축한다. 정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고용안정 기본계획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한 7대 원칙도 함께 담겼다.
핵심 대책은 AI 노출도가 높은 주요 일자리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카나리아 대시보드다. 카나리아 대시보드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공개한 분석 도구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위험을 먼저 알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에서 이름을 따온 개념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2028년 초까지 대시보드를 만들어 누구나 노동시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자와 구직자의 AI 전환 적응을 돕는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직업훈련을 지원할 방침이다. 고용 불안을 줄이기 위해 재취업 지원 서비스 적용 대상 기업을 2029년까지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AI 기술 발전이 실질적인 노동시간 감소로 이어지도록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 등을 활성화하는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전환 과정에서 이직이나 전직이 불가피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인 소득 공백과 임금 하락분을 사회적으로 보전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정부는 탈석탄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게 ‘고용조정지원금’을 지급하는 독일 사례를 참고 모델로 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 전환기 일자리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는 만큼, 감지 체계와 훈련 지원을 넘어 소득 보전의 재원 마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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