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이 스마트폰 가격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함께 강세를 보이는 탓이다. 이달 공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8’ 시리즈도 이런 흐름 속에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낸드는 10~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800달러대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4%에서 올해 2분기 40% 수준까지 커졌다.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구현하려면 더 많은 메모리 탑재가 필요한데, 정작 부품 가격은 빠르게 오르는 이중고인 셈이다.

이런 원가 부담은 이미 제조사들의 가격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6 시리즈 가격을 올렸고, 출시 이후에도 갤럭시Z폴드7과 갤럭시Z플립7 일부 모델의 판매가를 인상했다. 애플도 최근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00달러 올렸고,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8 시리즈 역시 전작보다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오는 22일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Z8 시리즈에 대해서도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독일 IT 매체 윈퓨처는 갤럭시Z플립8과 갤럭시Z폴드8 울트라의 256GB·512GB 모델은 100유로(약 18만원), 1TB 모델은 200유로(약 35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AI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용량 메모리 탑재가 필수가 되지만, 제조사가 늘어난 원가를 전부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제조사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HBM 생산 확대의 여파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가격 구조를 흔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