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오는 6월 24일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되는 ‘딜로이트 커넥트 코리아 2026(Deloitte ConnecT Korea 2026)’에 참가한다. 행사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 성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준비도(Data Readiness) 개념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클라우드 전략 전반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참가에서 스노우플레이크의 발표는 브레이크아웃 세션을 통해 이뤄진다. ‘AI 시대의 데이터 전략’을 주제로 잭슨 스타우브(Jackson Staub) 시니어 파트너 세일즈 엔지니어가 연단에 선다. 발표의 핵심 메시지는 기업 AI 도입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기술 선택 자체가 아니라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얼마나 충실히 갖추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재무, 마케팅, 공급망관리(SCM) 등 주요 업무 영역에서 AI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려면 데이터 품질과 거버넌스 체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논지다.
스노우플레이크가 이번 행사에서 강조할 또 다른 축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다. 모든 데이터와 팀, 도구를 하나의 환경으로 연결하고 데이터가 저장된 위치에서 AI가 직접 작동하도록 해 컨텍스트, 보안, 거버넌스, 비용 문제를 통합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 구조가 단순한 인사이트 제공을 넘어 AI가 업무 실행까지 지원하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한다. 개인 AI 에이전트인 스노우플레이크 코워크(Snowflake CoWork)와 AI 코딩 에이전트 스노우플레이크 코코(Snowflake CoCo)도 이 자리에서 소개된다. 두 제품은 기업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기반으로 문서, 대시보드,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등 업무 산출물 생성을 지원하고 개발·협업·실행 과정 전반에 걸쳐 활용되도록 설계됐다.
이번 행사는 딜로이트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컨설팅·테크놀로지 컨퍼런스 중 하나로,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AI 및 디지털 전환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요 참석 대상이다. 스노우플레이크가 딜로이트 행사를 무대로 택한 것은 국내 엔터프라이즈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전시 부스 운영과 코워크 라이브 데모도 예정돼 있어, 실제 업무 환경에서 AI 데이터 클라우드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려면 현재 국내 기업 AI 도입 현황을 살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생성 AI 도입에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데이터 품질 문제다. 부서별로 분산돼 있고 형식도 제각각인 데이터를 AI가 활용 가능한 형태로 통합·정제하는 과정이 기술 적용보다 더 큰 난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노우플레이크가 ‘데이터 준비도’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이 현실을 직접 겨냥한 포지셔닝이다. 기업 AI 데이터 플랫폼 경쟁에서 스노우플레이크가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구글 빅쿼리(BigQuery),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와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 클라우드, KT 클라우드 같은 로컬 플레이어와 함께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SI 자회사들도 자체 AI 데이터 플랫폼 역량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경쟁 환경에서 스노우플레이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멀티클라우드 호환성과 데이터 공유 생태계다. 데이터를 이동하지 않고 원위치에서 AI가 작동하게 한다는 아키텍처는 데이터 중복·이관 비용을 줄이고 보안·거버넌스 일관성을 유지하는 이점을 제공한다.
에이전틱 AI 관점에서 코워크와 코코의 출시 방향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 데이터를 맥락으로 삼아 구체적인 업무 산출물을 생성하는 에이전트는 범용 AI 어시스턴트와 차별화된다. 기업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에이전트가 실질적 가치를 내려면 정확성, 보안, 감사 가능성이 필수 요건인데,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고 플랫폼 안에서 처리된다는 점을 핵심 보안 논거로 삼는다.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동향을 추적해온 관점에서, 데이터 플랫폼과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통합 환경으로 수렴하는 것은 업계 전반의 흐름이다.
양측 시각을 균형 있게 보면, 스노우플레이크의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비전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실제 업무 현장 검증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데이터 준비도를 높이고 에이전트가 업무를 실행한다는 개념은 설득력이 있지만, 실제 기업 환경의 복잡성—레거시 시스템 통합, 조직 간 데이터 거버넌스 갈등, 변화 관리—을 얼마나 매끄럽게 해결하는지는 데모가 아닌 실전에서 판명된다. 이번 딜로이트 커넥트 코리아 참가가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 국내 기업 고객들에게 구체적인 도입 성과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 기업들이 AI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는 점도 맥락으로 살펴볼 만하다. 초기 개념 검증(PoC) 단계를 지나 실제 업무 시스템과 연결된 정식 도입 단계로 넘어가는 기업들이 늘면서, AI 솔루션 선택 기준이 기술 수준에서 통합 용이성과 데이터 거버넌스 지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가 ‘데이터 준비도’와 ‘보안 내 에이전트 실행’을 전면에 내세우는 접근은 이 전환점을 겨냥한 것으로, 실제 도입 결정권자들에게는 기술 데모보다 운영 안정성과 규제 대응 역량 입증이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딜로이트라는 컨설팅 파트너를 통해 접근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의사결정 체계에 대한 이해를 반영한 전략이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시장에서 지금 벌어지는 경쟁은 단순한 저장소 싸움이 아닌 AI 시대의 데이터 패권 다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구글 빅쿼리 모두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제품 로드맵을 조정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어느 플랫폼이 실질적인 운영 비용 절감과 AI 성과를 동시에 입증하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스노우플레이크가 딜로이트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대기업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AI 데이터 플랫폼의 구매 결정이 기술팀이 아닌 경영진 레벨에서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산업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커넥트 코리아 행사가 한국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 주목할 지표다.
이번 참가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행사 참가와 데모는 관심을 이끌지만, 실제 계약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의 검증 사이클이 필요한 것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특성이다. 특히 금융, 제조, 공공 등 규제 민감도가 높은 국내 산업군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도입 시 데이터 주권과 국내 저장 요건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노우플레이크가 국내 규제 환경에 맞는 거버넌스 옵션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가 단기 성과를 가르는 현실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스노우플레이크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레퍼런스를 쌓을지, 그리고 데이터 준비도라는 메시지가 국내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어떻게 수용될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AI 예산 집행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데이터 인프라 정비를 AI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스노우플레이크의 접근이 구체적인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