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팀 쿡(Tim Cook) 퇴임 최고경영자(CEO)가 AI(인공지능) 수요 급증으로 인한 메모리·스토리지 칩 비용 상승 때문에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공식 경고했다. 쿡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전년 대비 4배 급등한 칩 원가를 내부적으로 흡수하려 했지만 이 상황을 “지속 불가능하다”고 표현했다.
AI의 폭발적 하드웨어 수요가 전 세계 메모리 칩 공급 부족을 초래한 이른바 ‘램아마겟돈(RAMageddon)’ 현상이 소비자 기기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는 WSJ에 애플이 현재 1,099달러(한화 약 150만 원)에 판매되는 iPhone 17 Pro의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차기 모델에 약 270달러를 더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아이폰 이외에도 애플 워치, 맥(Mac), 아이패드, 애플 비전 프로 등 DRAM·NAND 칩을 탑재한 전 제품군이 영향권에 든다. 신임 CEO로 내정된 존 터너스(John Ternus) 역시 같은 달 같은 문제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AI가 애플에 복합적 부담을 안기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애플은 올해 초 AI 기능을 2년 전 약속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허위 광고 소송을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400억 원)에 합의로 마무리했다. 지난 6월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시리(Siri) 전면 개편을 포함한 AI 기능 진전을 발표했지만, 온디바이스 AI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적 딜레마가 남아 있다.
애플은 오는 9월 차기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때가 가격 인상을 공식화할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AI 수요로 촉발된 메모리 칩 공급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아이폰을 포함한 프리미엄 소비자 전자기기 전반의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