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창립 약 25년 만에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됐다. 첫날 주가는 주당 135달러로 출발해 장 마감 시 160.95달러로 19% 이상 상승했으며, 이로써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1조 8000억 달러에 달했다.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지분 가치가 7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이론상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에 이름을 올렸고, 스톡옵션을 보유한 다수의 현직·전직 직원들도 이번 상장으로 백만장자가 됐다.
주목할 점은 스페이스X가 5월 제출한 S-1 등록 서류에서 밝힌 핵심 가치 창출 원천이다. 회사 측은 스타십 발사 서비스나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망 같은 ‘우주 활용 솔루션’이 기업 전체 가치의 7% 미만에 해당한다고 스스로 추산했다. 대신 스페이스X와 머스크는 우주 공간을 활용한 AI 서비스, 특히 기업 고객 대상의 AI 인프라 제공을 회사의 장기 가치 핵심으로 제시했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비전에 동의한다면, 자본과 경영 자원이 로켓 발사나 화성 개척보다 AI 서비스 사업 구축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 투자자들은 우주 인프라와 AI 서비스의 결합이 궤도상 데이터센터 운영처럼 지상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독보적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위성망이 확보한 저지연 글로벌 통신 자산과 막대한 발사 역량을 묶으면, 전력·냉각·물리 보안을 우주로 옮긴 새로운 AI 인프라 계층을 선점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천문학적 밸류에이션이 아직 실체가 불분명한 우주 AI 수익 모델을 과대평가한 거품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궤도 데이터센터의 발열 처리와 통신 대역폭 한계, 막대한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가시적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장으로 인해 스페이스X는 주주에 대한 투명성 의무를 지게 됐고, 머스크는 의결권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주가를 의식한 경영 결정을 해야 하는 새로운 조건에 놓이게 됐다. 시장이 우주 기업이 아닌 AI 기업으로 스페이스X를 재평가한 이번 상장은, 위성·발사 역량을 보유한 사업자들이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국내 위성·통신·방산 업계로서도 우주 자산과 AI 서비스의 결합이 만들어낼 시장 재편을 주시할 필요가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