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전환(AX)이 기업 마케팅, 콘텐츠 제작, 고객 경험 설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생성형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AI가 제공하는 매끄러운 답이 인간 고유의 사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서서히 퇴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연구에서는 창의적 과제를 수행할 때 AI의 초기 제안을 먼저 접한 참가자들이 그 프레임 안에 갇히는 ‘디자인 고착(Design Fixation)’ 현상이 확인됐다.
이 같은 고착 현상이 비즈니스 생태계로 확산되면 모든 기업과 마케터가 유사한 거대언어모델(LLM)에 의존해 고객 여정을 설계하고 메시지를 생성하게 되고, 결국 시장 전체가 예측 가능하고 개성 없는 경험으로 가득 찰 수 있다. AI는 최적화를 목표로 설계되는데, 최적화는 종종 평균으로 수렴한다. 차별화가 생명인 시장에서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오히려 브랜드 경험의 동질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HAICo(Human-AI Co-Creation System) 방식이다. HAICo는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관계에서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역할을 교차하며 창의성의 지평을 넓혀가는 접근이다. 소비자의 맥락을 포착하는 인간의 직관으로 가설을 세우고,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색적 조합과 대조적 관점을 제시하는 자극제 역할을 맡는다. 반대로 AI가 수많은 가능성을 쏟아낼 때 브랜드 철학에 부합하는 본질을 포착해 엮어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모든 기업이 비슷한 AI를 사용하게 되는 시대일수록 AI를 활용하면서도 인간적 해석의 차이를 유지하는 능력이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