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MIT·브리검여성병원 공동 연구팀이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분석해 친밀한 파트너 폭력(IPV, Intimate Partner Violence) 피해자를 피해 사실 공개 수년 전에 탐지하는 AI 시스템 AIRS(Automated IPV Risk Support)를 개발했다. 2026년 3월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AIRS는 구조화된 진료 기록과 임상 메모 등 비정형 데이터를 융합해 AU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 0.88을 달성했다. 모든 검증 코호트에서 AUC 0.8 이상을 유지했으며, 피해자의 80.6%를 자기 보고 이전에 탐지했고 평균 선행 탐지 기간은 3.68년이었다.
시스템은 두 종류의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한다. 진단명, 투약 내역, 응급실 방문 빈도, 활력징후, 사회경제적 박탈 지수 등 정형 데이터와, 방사선과·사회복지사·응급의학과 의사 등이 기록한 임상 메모 등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가 각각 분류기를 거친 뒤 HAIM(Holistic AI in Medicine) 프레임워크로 통합된다. 연구팀을 이끈 브리검여성병원 외상 영상 연구혁신센터 설립 책임자이자 하버드 의대 응급영상의학과 전문의 바르티 쿠라나(Dr. Bharti Khurana) 박사는 AIRS를 “임상의에게 위험 점수를 제공하는 조용한 지원 도구”로 설명하며, 피해 확인이 아니라 지지적 대화를 유도하는 역할임을 강조했다. 현재 매스제너럴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산하 여러 임상 환경에서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임상 도입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호주 라트로브 대학교 알렉시아 매덕스(Alexia Maddox) 교수는 AIRS가 골절, 응급실 방문 패턴 등 신체 폭력 신호를 읽어 내지만, 정서적·재정적·디지털 감시 등 강압적 통제는 의무기록에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 동의 없이 위험 점수가 생성된다는 점, 비자 취소를 통제 수단으로 삼는 가해자의 피해자가 있는 경우 의무기록에 연동된 위험 점수 데이터베이스가 오히려 취약계층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스페인의 알고리즘 기반 가정폭력 위험 평가 시스템 VioGén이 2007년 도입 이후에도 247명의 여성이 위험도 평가 이후 파트너에게 살해된 전례도 경고 사례로 언급됐다. 연구팀은 트랜스젠더·남성 피해자 등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향후 임상 배포를 위한 거버넌스 기준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