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1784’를 찾아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인공지능) 팩토리 공동 구축에 합의했다. 지난 5일 재계 수장들과 이른바 ‘삼소 회동’을 가진 지 사흘 만에 성사된 재회였다. 양측은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같은 해 100MW, 2028년에는 200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확정했다.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GPU 수십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GW급 시설을 목표로 한다.
황 CEO는 네이버 임직원 수백 명이 모여 든 사옥 1층 로비에서 말풍선에 영어로 “걱정 마라! 나에겐 GPU가 있다!(Don’t worry! I have GPUs!)”라는 문구를 적어 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의장은 “행복은 삼겹살, 일은 깻잎”이라는 문구로 화답했다. 황 CEO는 “GPU를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일할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네이버의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통해 현장 생방송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AI 팩토리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GPU·메모리·네트워크·전력 인프라를 통합해 AI 모델의 학습·추론부터 실제 서비스 구동까지 담당하는 차세대 핵심 인프라다. 네이버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아시아·유럽·중동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AI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은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수준이다. 엔비디아 측에서는 이번 협력이 소버린 AI(자국 인프라 기반 AI 자립 전략) 흐름 속에서 한국의 AI 인프라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사례로 해석했다.
이날 사옥 방문에는 황 CEO를 보기 위해 모인 임직원들이 2층부터 4층 유리 난간까지 빽빽하게 자리를 채웠고, 일부 직원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상자를 들거나 젠슨 황을 향한 응원 손팻말을 흔들었다. 황 CEO도 직원들에게 화답하며 친근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엔비디아 GPU 공급을 전제로 하는 이번 대규모 협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향후 인프라 투자 집행과 글로벌 수요 확보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