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사흘째인 6월 7일 하루에만 두 차례 PC방을 찾아 국내 게임업계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방한 기간 중 e스포츠팀 T1의 이상혁 선수 등과 만난 것까지 PC방을 총 세 차례 방문한 셈이다. 황 CEO는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 한 PC방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NC Soft) 대표와 함께 팬들을 만나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와 한국 e스포츠는 함께 성장해왔다”고 밝혔으며, 직접 서명한 RTX 5090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팬에게 증정했다.
같은 날 황 CEO는 인근 다른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도 만났다. 두 사람은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의 RTX 스파크 최적화 방안, 그리고 로보틱스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 법인을 설립했다. 엔씨소프트와 엔비디아는 25년간 게임 그래픽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온 관계이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잇단 회동을 단순한 사업 방문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국내 게임 기업들은 과거 GPU의 주요 구매 고객에서 이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 시스템 훈련을 위한 가상 환경을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게임 물리 엔진과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보유한 K게임이 피지컬 AI 훈련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가 국내 게임 기업들과의 협력을 로보틱스·산업용 AI로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 CEO의 방한 일정 내내 AI 하드웨어에서 응용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향후 구체적인 협업 성과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