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게임 기업들이 AI 역량을 앞세워 국방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국방 AI 전환(AX) 로드맵과 국방 특화 경량 옴니모달 모델 ‘하이퍼클로바 X 시드 4B’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텍스트·음성·영상·지도 등 전장 데이터를 통합해 이해하도록 설계됐으며, 지휘관이 전장 상황 변화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 AI 인프라를 국방 진출의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도 가동 가능한 이동형 엣지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군사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전방 지휘소에 배포하는 구조다. 회사는 최근 국방 AI 사업 전담 조직인 국방 AX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기술 공동 개발 및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가상환경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과 데이터 운영 경험을 활용해 피지컬 AI 학습·검증 과정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AI 자회사 NC AI는 현대로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방과학연구소의 ‘피지컬 AI 기반 통합 시뮬레이터 및 모듈형 로봇 시스템’ 국책 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했다. NC AI는 이 과제에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월드 모델 기술 개발을 총괄한다. 월드 모델은 물리 법칙과 환경 변화를 시뮬레이션해 로봇이 실제 전장에 투입됐을 때의 시뮬레이션-현실 격차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NC AI는 3D 생성 AI 기술과 대규모 고정밀 가상 세계 구축 노하우를 결합해 복잡한 지형과 전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IT·게임 기업들이 국방 시장을 공략하는 배경에는 각자가 보유한 기술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인프라와 대형 언어 모델로 지휘 통제·데이터 분석을 노린다면, 크래프톤과 엔씨는 가상환경 구축과 물리 시뮬레이션 노하우로 로봇·드론 등 피지컬 AI 학습 영역을 공략하는 구도다. 국방 AI 예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민간 AI 기업의 방산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