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알래스카에서 멕시코로 이동하는 회색고래 무리가 최근 샌프란시스코만에 들러 머물기 시작하면서 선박 충돌 위험에 노출됐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페리가 분주히 오가는 만에서, 정부 기관과 과학자들이 AI 기반 고래 탐지 시스템으로 이 종간 충돌을 막으려 나섰다.
5월 19일 가동된 이 시스템은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웨일스포터(WhaleSpotter)가 개발했다. 만을 내려다보는 열화상 카메라 영상을 AI 모델이 분석해 고래를 탐지하고, 사람이 그 결과를 검증해 오경보를 막는다. 이후 시스템이 인근 선박에 경고를 보내 속도를 줄이거나 항로를 바꾸게 한다.
훈련된 사람도 고래가 숨을 내쉴 때 뿜는 물보라를 알아볼 수 있지만, AI를 결합한 열화상 카메라는 밤이나 안개 낀 오후에도 24시간 더 잘 감시한다. 4월 발표된 한 연구는 만에 들어온 회색고래의 폐사율을 18%로 추정해, 이 시스템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회색고래가 본래 경로를 벗어나 번잡한 항만에 머무는 것은 먹이 환경 변화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거대한 컨테이너선이 오가는 좁은 만에서 고래와 선박이 마주치면 충돌은 치명적이다. 사람이 24시간 망을 보기 어려운 만큼, AI가 열화상으로 상시 감시하고 사람이 최종 확인해 오경보를 거르는 분업 구조가 현실적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를 야생동물 보호에 접목한 이 사례는 기술이 산업 활동과 생태 보전의 충돌을 중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상 물류와 해양 생태계가 맞부딪히는 지점에서 실시간 탐지·경고가 해법이 되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서도 선박 항로와 해양 보호종의 충돌을 줄이는 데 비슷한 접근을 참고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