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이 AI PC 시장 패권을 겨냥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퀄컴·인텔 세 진영이 각각 독자적인 칩셋 전략을 내세우며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경쟁이 펼쳐졌고, 그 과정에서 수십 년간 PC 시장을 지배해 온 x86과 Arm 아키텍처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GPU 인프라 사업자의 이미지를 넘어 Arm 아키텍처 기반 PC 프로세서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자사 LLM(대규모 언어 모델) 생태계 확장 계획과 함께 개인용 컴퓨팅 플랫폼으로의 사업 확대 의지를 밝혔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이에 맞서 “전통적인 PC 명령어 체계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차세대 AI PC용 칩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의 성능 지표를 공개했다. 퀄컴은 현장 긱벤치6 벤치마크를 통해 인텔 팬서레이크, 애플 M5와의 성능 비교 결과를 제시하며 Arm 기반 생태계의 우위를 주장했다.
인텔은 x86 아키텍처의 범용성과 고성능 인프라 가치를 재강조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오랜 기간 PC 시장을 지배해 온 자사 플랫폼의 건재함을 부각하는 동시에, Arm 진영의 저전력 공세에 대응하는 고효율 차세대 프로세서 라인업을 통해 기존 고객층을 지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퀄컴 관계자는 “윈도우 운영체제(OS)가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지원하도록 하드웨어 구조를 선도하고 호환성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퀄컴”이라며 신규 경쟁자의 진입을 자사 방향성의 확인으로 해석했다.
이번 컴퓨텍스는 AI 연산 효율성이 칩 시장의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굳어지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의 PC 시장 진입, 퀄컴의 x86 침식 시도, 인텔의 방어 전략이 동시에 충돌한 이번 행사의 결과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될 AI PC 제품들의 시장 성과를 통해 실질적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