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목요일, 프런티어 AI 모델을 공개 전에 정부가 검증할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EO) 서명 행사를 예정 몇 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트럼프는 재집권 이후 AI 규제에 소극적 태도를 견지해왔으나, 행정부 내 일부 인사는 이런 검증을 추진해왔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명령의 특정 측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행정명령을 둘러싼 갈등의 한 축은 정부 검증 기간이었다. 정부는 출시 90일 전까지 모델을 평가하려 했으나, AI 연구소들은 단 14일이라는 훨씬 짧은 기간을 요구했다. 행정명령의 목표는 “정부가 AI 모델이 드러낸 보안 취약점을 식별하고, 은행·전력·기타 민감 산업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 문제를 패치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트럼프는 정부 안전검증이 미국을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지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명령이 걸림돌(blocker)이 될 수 있다고 정말로 생각했다”며 “우리는 중국을 앞서고 모두를 앞서고 있는데, 그 우위를 방해할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정책 전문가는 영향이 검토 절차가 얼마나 무거워지느냐에 달렸다며, 안전검증이 국가안보에 좁게 집중된다면 선도 연구소들의 속도를 크게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롭게도 전문가는 AI 경쟁과 나란히 “혁신을 질식시키지 않으면서 강력한 AI를 누가 통치할 수 있느냐”라는 별개의, 어쩌면 더 중요한 경쟁이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이 경쟁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약간 앞설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4월 국내 AI 기업에 내부 ‘AI 윤리 심의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고, 5월에는 국무원이 AI 거버넌스 개선과 포괄적 입법 가속화를 담은 2026년 입법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내에서는 정당 간뿐 아니라 트럼프 팀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강대국이 AI 안전검증과 산업 진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AI 거버넌스가 단순한 규제 찬반을 넘어 국가 경쟁력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걸림돌’ 우려로 검증을 미루는 사이 중국이 제도화에 속도를 내는 구도는 한국에도 시사적이다. 한국 역시 AI 안전성 확보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며, 국가안보에 초점을 맞춘 핀셋형 검증과 혁신 친화적 규제 설계를 병행하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