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3사가 기존 통신 사업의 한계를 넘어 AI(인공지능) 기업으로의 전환을 일제히 가속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에서 올해 1분기 매출 131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9.3% 급증하는 성과를 올렸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AI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세 회사 모두 통신 본업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SKT는 AI 인프라부터 소비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사업자 전략을 택했다. 가산 AIDC를 기반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자원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GPUaaS(GPU-as-a-Service)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하이퍼스케일 AIDC 구축도 추진 중이다. AI 모델 분야에서는 매개변수 5190억개 규모의 독자 초거대 모델 ‘A.X K1’을 공개하고 후속 모델 ‘A.X K2’ 개발을 진행 중이며, 엔비디아와는 격주 단위로 기술을 공유하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B2C(소비자 대상) 서비스로는 보이스피싱 탐지·통화 요약·회의록 작성 기능을 갖춘 AI 플랫폼 ‘에이닷’이 핵심이며, 오픈AI·앤트로픽(Anthropic)·퍼플렉시티와의 파트너십을 에이닷 생태계에 연계하고 있다.

KT는 자체 개발 언어모델 ‘믿:음’ 기반의 AICC(AI 컨택센터) 사업을 B2B(기업 간 거래) 공략의 핵심 수단으로 삼았다. 현재 공공기관 60여 곳, 기업 400곳 이상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믿:음 기반 AICC는 상담사 1인당 월 상담시간을 4500시간 단축하고 상담 후처리 수작업 비중을 기존 40%에서 3% 이하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과는 400억원 규모 차세대 AICC 구축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전자 온라인몰 ‘삼성닷컴’ 챗봇 운영권도 확보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5년 내 500MW(메가와트) 이상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수도권·비수도권 투트랙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ixi-O)’를 앞세운 B2C 공략과 AIDC 사업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24년 11월 출시된 익시오는 약 100만 명이 사용하는 통화 앱으로 성장했으며, 보이스피싱 탐지를 온디바이스 AI로 처리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차단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글로벌 진출도 진행 중으로, 올해 3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6에서 홍범식 대표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익시오를 소개했으며, 말레이시아 최대 통신사 맥시스와 현지 상용 출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디지털데일리 보도 기준으로 AIDC 부문은 1분기 매출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으며, 2027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DC는 최대 12만 장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시설로 LG전자의 액체냉각 기술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 시스템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 24% 개선했다.
통신 3사의 AI 전환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수익 구조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각사는 모델·인프라·서비스 전 영역을 직접 구축하는 자체 노선을 걷고 있어 중복 투자 우려도 거론된다. 그러나 AI 전환(AX)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기업 시장 주도권을 가를 핵심 변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이며, 누가 먼저 의미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느냐가 당분간 3사 경쟁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