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구글(Google)의 대규모 제미나이(Gemini) 모델을 아이폰 내부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경량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가 5월 28일 보도했다. 수조 개 파라미터로 구성된 제미나이 모델을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 기법으로 압축해 스마트폰 칩셋에서 작동할 수 있는 소형 버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 경량화 모델이 차세대 시리(Siri)의 추론 엔진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25년 구글과 AI 서비스 분야 협력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며, 양사 간 상업적 계약 조건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모델 증류는 대형 모델(교사 모델)의 지식을 작은 모델(학생 모델)로 전달하는 기계학습 기법으로, 클라우드 없이 기기 내 처리를 가능케 해 개인정보 보호와 응답 속도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모델 시리즈를 이미 운용 중이지만, 고도의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시리 기능 강화에는 외부 모델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오픈AI(OpenAI)와의 챗GPT(ChatGPT) 연동에 이어 구글 제미나이까지 아이폰에 통합하려는 시도는 AI 기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위기감과 맞닿아 있다. 삼성(Samsung)이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 AI를 탑재한 상황에서, 애플 역시 파트너십 다각화를 통해 시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류 작업의 기술적 난이도와 계약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탑재 시점과 기능 범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AI 생태계 지형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애플의 하드웨어 생태계와 구글의 첨단 AI 모델이 결합하면 안드로이드-iOS 구분을 넘어선 새로운 AI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관련 내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