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가 AI 코딩 플랫폼 리플릿(Replit)에 금액 비공개로 투자했다. 두 회사는 비자의 결제 상품을 리플릿에 통합해, 개발자와 이들이 만든 AI 에이전트가 플랫폼을 벗어나지 않고도 고객으로부터 직접 결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비자는 자사 직원 1,000명 이상이 이미 리플릿을 프로토타이핑과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업의 핵심은 비자의 AI 결제 솔루션 ‘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와 ‘신뢰 에이전트 프로토콜(Trusted Agent Protocol)’이다. 후자는 AI 에이전트가 자신의 의도와 관련 고객 정보를 공유해 안전하게 신원을 증명하는 체계로, 에이전트가 수행한 결제를 검증하고 신뢰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이 프로젝트들은 아직 탐색 단계이며, 두 회사가 공식 출시한 공동 제품은 없다.

이번 투자는 이른바 ‘에이전트 결제(agentic payments)’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더 큰 경쟁의 단면이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사고파는 세계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리플릿과 비자 외에도 여러 기술 기업이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리플릿 창업자이자 CEO인 암자드 마사드는 “기업 고객 확보가 늘어나는 가운데 비자의 합류는 누구나 안전하고 견고하게 코딩할 수 있게 한다는 우리의 사명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리플릿은 동시에 영업 담당자와 대화 없이도 최대 2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셀프서비스 기업 등급을 출시했다. 이 등급은 SSO(통합 로그인), 감사 로그, 고급 권한 관리 등 기업용 컴플라이언스와 통제 기능을 제공한다. ‘바이브 코딩’ 플랫폼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플릿, 커서(Cursor), 러버블(Lovable) 같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마사드는 이탈률이 매우 낮고 순유지율이 일부 사례에서 30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 인프라 사업자가 AI 코딩 플랫폼에 직접 투자하고 에이전트 결제 표준을 함께 만든다는 점은 한국 핀테크·결제 업계에도 중요한 신호다.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거래하는 시대에는 결제 주체의 신원 검증과 신뢰 체계가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국내 카드사와 간편결제 사업자 역시 에이전트 신원 인증, 권한 위임, 사후 검증 같은 영역에서 표준 선점 경쟁에 대비해야 하며, 개발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결제 내재화 전략도 검토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