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메타의 인스타그램 청소년 중독 관련 소송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기각하면서, 소셜미디어 기업의 아동·청소년 안전 책임을 둘러싼 법적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메타가 제기한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 주(州)가 제기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한 하급심 판단을 유지했다. 메타는 해당 주 법원에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의 일부다. 개인과 지방자치단체, 학교, 주정부 등이 잇달아 소송에 나서며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주는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미성숙한 뇌 발달 특성을 악용하도록 설계됐으며, 중독을 유도해 광고 수익을 늘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이나 관련 기능을 해당 주에서 설계한 것이 아니며 안전성 관련 발언도 그 지역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반박해 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앞서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인스타그램이 아이들을 겨냥해 설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 대법원은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특정 주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면 그 사업 활동과 관련한 행위로 해당 지역 법정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42개 주 법무장관이 공동 추진한 대규모 법적 대응에 따른 것으로, 각 주가 주법원과 연방법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행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는 한 주의 소송이 진행되면 50개 주 어디에서든 유사 소송에 직면할 수 있어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메타는 최근 유사 사건에서도 잇달아 불리한 판단에 직면했다. 한 주 최고법원은 청소년 중독 관련 주정부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봤고, 다른 소송에서는 배심원이 메타에 3억 7500만 달러(약 5600억 원) 규모의 민사 벌금을 부과했다. 또 다른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이 유해한 소셜미디어를 설계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법적 흐름은 국내 플랫폼 정책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