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이른바 ‘중독 설계’를 문제 삼아 메타에 개선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지난 10일 메타가 무한 스크롤, 동영상 자동재생, 푸시 알림, 고도로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 같은 기능에 지나치게 의존해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고 공표했다.
집행위는 이런 기능들이 이용자가 화면을 계속 넘기고 싶은 충동을 부추기고 뇌를 이른바 ‘자동 조종 모드’로 전환시켜, 건강하지 못한 사용 습관과 강박적 이용으로 이어진다고 봤다. 특히 메타가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을 포함한 이용자의 신체·정신 건강에 자사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가 미치는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이 밤 시간대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릴스와 스토리 같은 기능이 과도한 사용을 어떻게 부추기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를 메타가 외면했다는 것이다.

집행위는 메타가 마련한 완화 조치가 실제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지 못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청소년 계정에 기본 적용되는 이용 시간 관리 도구조차 손쉽게 꺼버릴 수 있어 실질적인 사용 감소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집행위는 자동재생과 무한 스크롤을 기본값에서 꺼두고, 실효성 있는 화면 사용 휴식 기능을 도입하며,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 참여(engagement)에만 매달리지 않도록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직 최종 결론이 아니다. 메타는 제시된 증거를 검토하고 공식 반론을 제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 다만 집행위 판단이 확정될 경우 메타는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 수 있다. 메타는 테크크런치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올해 들어 EU 집행위가 메타의 법 위반을 지적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4월에는 메타가 13세 미만 아동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메타는 미국에서도 청소년 이용자 보호 실패를 두고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메타는 법원 제출 서류에서 미국 4개 주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청소년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하고 안전성에 대해 대중을 오도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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