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증인으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법원에 출석했다. 이번 소송의 청구 근거는 자선신탁 위반과 부당이득이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자선 법인으로 설립됐음에도 영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설립 취지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법정에서 머스크는 오픈AI 창업의 직접적 계기를 처음으로 공개 증언했다. 그는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AI 안전에 무관심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머스크에 따르면 페이지는 AI가 인류를 대체하더라도 살아남는 것이라면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이 발언이 자신의 AI 안전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했으며, 그에 대한 반동으로 오픈AI 창업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머스크는 또한 2023년 이후 래리 페이지와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이 AI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로 끝났다는 것이다. 이 진술은 AI 안전을 둘러싼 실리콘밸리 내부의 갈등이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인간관계와 창업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이번 소송은 AI 기업의 거버넌스 구조, 특히 비영리 설립 이념과 영리 추구 사이의 긴장 관계를 법적으로 다루는 첫 사례 중 하나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 투자 유치 이후 영리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설립 목적이 훼손됐는지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비영리 AI 연구소 모델 전반에 파장이 미칠 수 있다.
한국에서도 AI 기업의 공익성과 영리성 사이의 균형에 관한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다.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AI 연구기관이 민간 상업화 경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AI 안전 원칙이 수익 추구와 충돌할 때 어떤 규범이 적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머스크와 오픈AI의 법적 다툼은 이런 질문에 앞서가는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