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술 혁명이 창출한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는 30세 미만 대졸 청년층과 도시 거주자에게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IT 노동경제학과 데이비드 아우토르(David Auto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인구조사 자료와 미국 지역사회조사(AC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해당 논문은 학술지 ‘연간 경제학 리뷰(Annual Review of Economics)’에 게재 예정이다. 연구팀에는 아우토르 교수 외에 MIT 경제학부 박사과정생 캐럴라인 친, 틸뷔르흐 대학의 안나 살로몬스 교수,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브라이언 시그밀러 조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1940년~1950년 인구조사 원본 데이터와 2011년~2023년 ACS 자료를 활용해 새 직종이 어떤 계층에게 귀속됐는지 추적했다. 분석 결과, 1940년대에는 전체 근로자 중 약 7%가 1930년 이후 등장한 새 직종에 종사했고, 2011년~2023년 기간에는 이 비율이 약 18%로 높아졌다. 1940년에 새 일자리를 가졌던 사람은 10년 후에도 새 직종에 종사할 확률이 일반 근로자의 2.5배였으며, 고졸자 대비 대졸자의 새 직종 종사 확률은 2.9%포인트 높았다. 새 일자리는 임금 프리미엄도 갖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전문 지식이 보편화되면 이 프리미엄도 점차 소멸했다. “희소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이 일반 지식이 되고, 결국 자동화된다. 새 일자리도 낡아간다”고 아우토르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에서 흥미로운 발견은 수요 주도 혁신의 중요성이다. 2차대전 시기 연방정부가 민관 협력으로 새 제조시설을 설립했던 지역에서 새 직종 창출이 두드러졌으며, 1940년~1950년 새 일자리의 85~90%가 기술 주도형이었다. “기술 혁신은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혁신은 의도적 활동이다”라고 아우토르 교수는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전에 발표한 2024년 연구에서 1940년~2018년 미국 일자리의 약 60%가 1940년 이후 등장한 새로운 전문 분야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는 그 일자리를 실제로 누가 차지했는지를 더 정밀하게 분석한 후속작이다.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우토르 교수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AI 기반 자동화가 특정 과업을 더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우려한다”면서도, 과업이 줄어드는 것이 곧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며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일자리를 자동화로 대체할 수도, 다양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더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가 새로운 일자리를 어떤 계층에 가져다줄지는 기술의 배포 방식과 정책적 수요 창출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 시사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