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 대기업 에브넷과 손잡고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딥엑스는 에브넷의 APAC 지역 법인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15개국에 걸친 현지 유통망과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에브넷은 포춘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술 설루션 유통사로, 연 매출 36조 원 규모에 140개국 이상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딥엑스가 지난해 에브넷 유럽과 맺은 마스터 유통 계약의 연장선에 있다. 딥엑스는 유럽에서 쌓은 고객 발굴과 기술검증(PoC) 체계를 아시아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25개 기업을 대상으로 딥엑스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PoC와 응용 소프트웨어(SW)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에브넷 유럽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 내 딥엑스 관련 신규 비즈니스 프로젝트는 124건, 잠재 사업 가치는 1,846만 유로(약 316억 원)로 추산된다.
딥엑스가 주력하는 시장은 로봇과 기기가 물리 세계에서 스스로 인식하고 작동하는 ‘피지컬 AI’ 영역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에서는 고객이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양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응용 개발, 기술 지원, 글로벌 공급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에브넷과 협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실제 제품 적용과 양산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고, 완제품 양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접근성이 사업화의 관건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딥엑스는 에브넷 외에도 WPG, 마크니카, 시리얼, 디지털차이나, 디지키 등 20여 개 글로벌 유통 파트너와 협력하며 북미와 유럽, 중화권, 일본, 동남아 등으로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국내 팹리스가 완제품 유통 대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를 다변화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APAC 협력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실질적 수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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