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범용 거대언어모델(LLM) 경쟁 대신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한 경량 모델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네이버는 올해 독립형 AI 서비스였던 ‘클로바X’와 ‘큐(Cue:)’를 종료하고, 검색·쇼핑·플레이스 등 기존 플랫폼 서비스 안에 AI를 깊게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탭’이 자리한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이다.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AI 검색에 맞춰 경량 개발한 모델로, 매개변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기창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네이버는 가장 큰 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사용자 요구사항과 서비스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데서 승부를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기존 하이퍼클로바X가 짧은 맥락에서의 정확한 답변에 집중했다면, 차세대 모델은 긴 대화 맥락 속에서 멀티턴에 걸쳐 상황에 맞는 도구를 적절히 선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기술 개선 내용도 상당하다. 네이버는 전문가 혼합(MoE) 구조를 도입해 입력 길이가 늘어나도 연산량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도록 설계해 속도와 비용을 동시에 개선했다. 서비스 역량 벤치마크에서는 108점, 기본 역량에서는 104점을 기록해 글로벌 동급 모델 평균(100점)을 웃돌았고, 전문 역량은 97.5점으로 경쟁사 수준에 도달했다. 사후학습에 투입하는 컴퓨팅 자원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렸으며, 명료성 강화학습(Clarify RL)을 적용해 AA-Omniscience 벤치마크 기준 할루시네이션을 최대 30% 줄였다. 분업형 소규모 언어모델(SLM) 구조를 도입하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는 일부 컴포넌트의 장비 운영 비용을 최대 3분의 1로 절감하고 응답 속도를 2배 이상 끌어올렸다. 네이버가 보유한 멀티모달 데이터셋 규모는 약 3,500만 장에 달한다.
김성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전무는 하루 수천만 명이 수억 번 검색하는 플랫폼인 만큼 트래픽과 품질 양쪽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승균 네이버 AI 검색 리더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을 두고 “AI가 서비스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머리”라고 표현했으며, 윤상두 네이버 퓨처 AI 센터 리더는 멀티모달 임베딩과 관련해 정확도와 경량화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저마다 특화 전략을 앞세우는 가운데, 한글과컴퓨터도 사명을 한컴으로 바꾸며 에이전틱 OS로 승부수를 던진 바 있어, 범용 경쟁보다 자사 서비스 특화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 국내 AI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는 3분기 중 AI브리핑·스마트렌즈·부동산 서비스를 AI탭과 연동하고, 웨일 브라우저 전용 에이전트와 연내 건강 에이전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거대 모델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대신 자사 서비스 데이터와 트래픽에 최적화한 실용적 접근을 택한 셈이어서, 이 전략이 실제 검색 품질과 사용자 경험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