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스마트글라스 스타트업 이븐리얼리티스(Even Realities)가 메이투안과 텐센트 주도로 1억5000만 달러(약 2050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3700억 원)를 인정받았다고 테크크런치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창업 3년 차인 이 회사는 메타와 스냅이 잇따라 신형 스마트글라스를 내놓으며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카메라와 AI(인공지능) 비서 탑재 경쟁에서 한발 비켜나 사생활 보호를 앞세운 디스플레이 중심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윌 왕은 애플에서 애플워치와 아이폰 개발에 참여한 경력을 지녔으며, 공동창업자 중에는 명품 안경 브랜드 린드버그 출신 인력도 포함돼 있다. 회사는 2024년 첫 제품 이븐 G1을 출시해 당시 가장 가벼운 도파관(웨이브가이드) 방식 스마트글라스로 소개했고, 자체 목표였던 1만 대 판매를 넘어서며 이 분야에서 처음으로 1만 대 이상을 판매한 업체가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직원 수도 2024년 30~40명에서 현재 300~400명 규모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최신 플래그십 제품 이븐 G2는 카메라를 아예 빼고, 안경테에 내장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정보를 표시하며 동반 반형 컨트롤러 ‘이븐 R1’로 조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왕 CEO는 스마트글라스가 사람이 착용하는 가장 개인적인 컴퓨팅 기기가 될 것이라며, 카메라를 없앤 것 외에도 번역 등 음성 기능은 녹음 대신 텍스트로 변환하고 데이터를 암호화하며 유럽의 엄격한 개인정보 기준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낯선 용어를 설명하고 후속 질문을 제안한 뒤 요약본을 스마트폰에 동기화하는 코파일럿 기능 ‘컨버세이트’도 핵심 사용 사례로 꼽힌다.
왕 CEO는 스마트글라스가 다른 전자기기와 구별되는 지점은 광학 디스플레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스마트폰이나 워치는 OLED·LCD 화면을 그대로 쓰지만, 스마트글라스는 마이크로칩과 광학계, 도파관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별도 기술 스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마이크로칩과 도파관, 도수 렌즈 지원까지 통합 설계하는 자체 광학 기술 ‘이븐 하오(HAO, Holistic Adaptive Optics)’를 개발했다.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몰려 있고 개발자 커뮤니티도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회사는 중국 여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정작 자국 판매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며, 주력 시장은 미국·일본·한국·중동·유럽이라고 밝혔다. 제품 가격은 세전 599달러이며 도수 렌즈나 컨트롤러 링을 더하면 평균 주문액이 1000달러 안팎에 이른다. 왕 CEO는 이용자 다수가 30~50대 남성 전문직이며 약 3분의 1이 기업 임원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