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I를 활용해 모든 연방정부 웹사이트를 빠르게 재설계하겠다며 내세운 계획이 1년째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행정명령으로 국가디자인스튜디오(National Design Studio, NDS)를 신설했다. 대통령 직속의 한시적 조직인 NDS는 미국 웹디자인 시스템(USWDS)을 새로 정립하고, 3년 안에 정부 웹사이트 2만7000개를 개편하는 임무를 맡았다. ‘아메리카 바이 디자인(America by Design)’이라는 이름의 이 이니셔티브가 완료되면 정부의 디자인 언어가 더 사용하기 쉽고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였다.
그러나 소규모 팀에 짧은 기한으로 맡겨진 이 방대한 과업은 정부효율부(DOGE)의 대대적인 예산 삭감으로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웹사이트 개선을 담당하던 기술조직 18F가 해체되고, 미국디지털서비스(US Digital Service)가 DOGE 산하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관련 전문 인력이 크게 줄었다. 이들 조직은 정부 기관들이 새로운 웹 표준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수년간의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정부 매체 넥스트고브(NextGov)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중반 기준으로 USWDS 표준을 사용하는 정부 웹사이트는 전체의 30%에 불과했다. 2015년 정부 웹사이트의 접근성과 모바일 친화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USWDS 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규직 인원이 단 1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정부 웹사이트 개선 필요성 자체에는 대다수가 공감하지만, NDS 출범 이후 약 1년간 실질적 성과는 미미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 조직이 내세우는 최대 성과는 연방 퇴직연금 시스템 현대화 작업이다. 하지만 전직 정부 공무원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NDS 설립 이전부터 이미 진행 중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 승리”를 내세우고 공로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NDS가 내놓은 다른 결과물 역시 출시 건수가 적고, 디자인 전문가들의 상당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NDS가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미국장애인법(ADA) 준수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정부 기관은 새 웹 표준 도입을 두고 NDS와의 협력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는 전했다. 공공 부문 AI 도입 사례가 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자동화가 접근성과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이 사례가 다시 한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