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AI 모델 접근 통제 조치를 둘러싸고 그동안 같은 편이었던 친AI 진영이 갈라지고 있다. GPT-5.6의 단계적 공개와 앤트로픽 Mythos 5·Fable 5 수출 금지가 촉발한 논쟁은 국가안보 우선론과 혁신 경쟁력 우선론의 충돌로 공개화됐다. 한때 트럼프의 AI 및 암호화폐 수석 고문을 맡았던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는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혁신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며 그 전략에서 이탈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업계와 투자자의 반응은 거세다. 박스(Box) CEO 애런 레비는 이번 사태가 “지난 4년간 AI 판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부과한 속도 제한이 없는 중국 경쟁사와의 간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벤처캐피털리스트 폴 케드로스키는 투자자 관점에서 이번 상황이 “크게 부정적”이라며, AI 최고 제품이 정부 통제로 출시가 지연될 경우 AI 기업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 AI 시스템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미국 최고 모델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별도의 보안 평가 두 건이 나왔으며, 오픈라우터 사용 순위에서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상위권을 점하는 현상도 포착됐다.
규제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AI 구독 서비스 Every의 CEO 댄 시퍼는 “정부 참여가 실제로 매우 중요하며, 안전과 광범위한 접근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징가 창업자이자 오픈AI·앤트로픽 양쪽에 투자한 마크 핀커스도 명확한 규제 자체는 지지하지만 “목표가 계속 바뀌면 무언가를 만들기 어렵다”고 했다. 분명한 기준 없는 사례별 접근이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일부 AI 기업들이 정부에 명확한 연방 규칙을 먼저 요청했다는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논쟁이 보여주는 것은 프런티어 AI에 대한 접근이 더 이상 불투명한 정부 재량에 맡겨 두기에는 너무 큰 경제적·전략적 가치를 지니게 됐다는 점이다. 규칙이 확정되기 전에 수혜자가 결정되는 구조는 업계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친AI 진영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