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ISC 하이 퍼포먼스 2026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최신 TOP500 순위에서 엔비디아 기술이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400개가 넘는 시스템을 구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81%에 해당하며, 새로 순위에 진입한 시스템 가운데서는 10개 중 9개꼴로 엔비디아 기반이다. GPU는 238개 시스템에 탑재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네트워킹은 376개 시스템에 엔비디아 인피니밴드(InfiniBand) 중심의 연결망이 깔려 역시 사상 최다다. 전체 TOP500 내 엔비디아 시스템의 AI 학습 처리량은 다른 플랫폼 전체를 합산한 것의 두 배를 넘고, AI 추론 처리량은 세 배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효율 순위인 Green500에서도 엔비디아가 상위를 휩쓸었다. 상위 8개 시스템 전부, 상위 10개 중 9개가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다. 1위는 프랑스 툴루즈 대학교에 설치된 KAIROS 시스템으로 와트당 73.3기가플롭스를 기록했으며, Grace Hopper 슈퍼칩 시스템이 Green500 상위 4개 자리를 프랑스·독일·영국에 걸쳐 차지했다. Grace CPU는 이번 목록에서 26개 시스템에 적용돼 전 목록 대비 8개 늘었으며, 출하 누적이 약 250만 개에 달했다.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탑재한 B200·GB200 시스템도 아시아·유럽·미국에 새로 등장했고, 일본에서는 GB200 시스템이 처음으로 목록에 올랐다. 유럽에서는 차세대 AI·HPC 슈퍼컴퓨터 35개가 현재 구축 중이며, 남아프리카·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베트남에도 국가 AI 시스템이 들어서고 있다.

이번 순위에서 두드러진 점은 컴퓨팅 가속화가 AI와 과학 시뮬레이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 최고 성능이자 엑사스케일(초당 1엑사플롭스 이상) 처음으로 도달한 독일 율리히 슈퍼컴퓨팅 센터의 JUPITER는 인간 뇌 세포 단위 지도 작성, 기후 시뮬레이션, 6G 네트워크 AI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CPU·GPU·네트워킹의 풀스택 장악을 강화하는 엔비디아의 전략은 데이터센터에서 AI 에이전트가 추론을 넘어 코드 실행과 도구 호출 등 적극적 행동을 수행하는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도 AI 연구 인프라 투자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에너지 효율과 처리 성능을 동시에 높인 Grace Hopper 및 블랙웰 플랫폼이 벤치마크로 자주 인용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