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Meta)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AI 중심 조직 재편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올해 업계 전체 해고 규모가 33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인프라와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는 동시에 기존 인력을 줄이는 흐름이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IT 기업들도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이다.
MS는 지난 4~5월 자발적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7월 새 회계연도 시작에 맞춰 강제 정리해고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임직원 8,000명을 내보내는 동시에 7,000명을 AI 관련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진정한 진보를 이루는 데는 소수정예만 있으면 된다”며 AI 전환 과정에서의 조직 슬림화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실시간 채용·해고 추적 사이트 트루업(Trueup)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불과 반년 사이 18만 명이 해고됐으며, 연간 기준으로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해고 규모는 3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IT 업계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카카오는 지주사 체계를 재편하면서 2023년 147개에 달했던 그룹사가 지난달 기준 93개로 줄었고, 다음·카카오게임즈 등의 매각이 완료되면 90개 아래로 축소될 예정이다. 이에 반발한 직원들은 창사 이래 최초로 부분 파업과 거리 집회를 열었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부터 조직 슬림화를 이어오고 있으며, 넥슨도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 효율화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번 해고 파고는 이전 빅테크 감원 사이클과 성격이 다르다. 2023년의 대규모 해고는 코로나19 시기 과잉 채용의 후유증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했다. 반면 지금의 감원은 AI 전환이라는 ‘구조 교체’를 동반한다.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확대되면서 특정 직군의 필요 인원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코딩·번역·고객 상담·콘텐츠 제작 등 기술직과 사무직을 가리지 않고 대체가 진행되면서 중간 숙련 일자리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구조조정 대상 연령이 낮아지면서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발언은 이 변화의 전방위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향후 몇 달간의 MS 강제 해고 실행 여부와 메타의 AI 조직 재배치 결과가 이 흐름의 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감원 파고가 경기 침체가 아닌 기술 전환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경기 회복기에 인력을 다시 늘렸던 이전 사이클과 달리, AI 전환이 완료된 이후에도 이전 수준의 채용 규모로 되돌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AI 투자 쏠림으로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양극화되고, AI 기술을 무기로 하지 않는 기업들은 투자 유치와 인재 영입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교육 기관이 AI 시대 직업 전환 교육을 얼마나 빠르게 확충하느냐가 이 충격을 흡수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