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의 재판 전문 변호사 마크 래니어(Mark Lanier)가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한 SNS 중독 피해 소송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원고에게 6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인정받은 뒤, 재판 준비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래니어는 AI를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하며, 단시간 안에 방대한 재판 기록을 검토하고 변론 전략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서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이 자사 플랫폼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이용자에게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래니어가 활용한 도구는 여러 생성형 AI 모델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협업 플랫폼 ‘부들박스(Boodlebox)’다. 그는 자신의 42년 재판 경험과 연구 자료를 반영한 맞춤형 AI 환경을 구축하고, 매일 재판이 끝나면 그날 법정 기록을 AI에 입력해 분석을 맡겼다. 변론 표현 개선, 배심원 메모 해석, 예상 반론 전략 수립 등을 다수의 AI 모델에 각각 질문하며 결과를 비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신문하기 전날 4시간만 잠을 자고 법정에 들어갔을 때도 밤사이 AI가 정리한 자료를 검토한 뒤 신문에 나섰다고 했다. 팀원들과 함께 수천 시간 동안 이 플랫폼을 활용했다.
래니어는 동시에 AI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경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소송 과정에서 AI가 재판 기록을 잘못 인용한 사례가 있었고, 직접 원문을 확인해 오류를 발견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로펌 내에 AI 전담팀을 두고 매주 금요일 최신 AI 동향 보고서를 받아보는 등 기술 흐름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번 SNS 중독 소송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수천 건의 유사 소송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업계와 법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법률 분야에서 AI 활용은 증거 검토와 리서치 단계를 넘어 실제 재판 전략 수립에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래니어가 이번 소송에서 보여준 방식은 AI가 법정 실무를 바꾸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법조계와 AI 업계 모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래니어는 다음 재판에서는 이번에 한 일이 석기시대 수준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