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 주의 지역 생활을 주제로 한 것처럼 위장한 페이스북 계정 수백 개가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라이프”, “위스콘신 역사”, “아이다호 생활” 등의 계정들이 각 지역의 농지나 자연 경관 사진에 “이 땅 한 뼘도 데이터센터에 내줄 수 없다”는 문구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 게시물들은 수천 건의 좋아요와 수백 건의 공유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왜곡 사례도 확인됐다. 켄터키주 여성 델시아 배어(Delsia Bare)가 2,000에이커 농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2,6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한 실제 사례가, “앨라배마 모녀가 1,200에이커 농지를 지키기 위해 2,600만 달러 거절”이라는 내용의 AI 생성 이미지로 변형되어 앨라배마 대학 미식축구 팬 커뮤니티 페이지에 게시됐다. 주(州)도 면적도 달랐다. 미국 지역 사회 지원 비영리단체 로컬 프로그레스(Local Progress)는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이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현실이 AI 스팸 계정에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는 AI 생성 정보 조작이 기술 담론까지 침투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는 소음, 전기요금 상승, 수자원 소비, 일자리 질 문제 등으로 미국 각지에서 실제로 거센 주민 반발을 사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이슈가 향후 여러 선거 주기 동안 주요 정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AI가 만들어낸 반(反)AI 프로파간다라는 아이러니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편 빌리어네어 투자자들과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옹호하는 반론을 펼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충청권 일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싸고 전력 수급, 환경 영향, 지역 주민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AI 허위 정보 생태계가 국내 데이터센터 정책 논의에도 유입될 경우, 합리적 공론장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 조기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